"나는 나의 영혼에 말한다, 고요하라, 그리하여 어둠이 너에게 밀려들게 하라 이는 신의 어둠일지니."

— T.S. 엘리엇, ‘이스트 코커’

격언에서 이야기 하듯,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집니다. 반란이 영광스러운 반역이 되는 지, 위험한 폭동이 되는 지는 결국 누가 승리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리하여 패자는 반역자, 폭군 혹은 그보다도 더 더러운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대부분 잊혀집니다.

우리는 ‘데몬(Demon)’이 악의 화신이며, 죄 없는 자를 유혹하고 고결한 자들을 파멸로 이끈다고 믿거나 적어도 그렇게 전해 들었습니다. 더하여 데몬들은 신성한 모든 것을 치가 떨리게 증오하며, 빛과 생명을 향한 혐오에 젖어 있다고도 생각해왔습니다. 거짓과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는 자, 권력과 영광을 약속하며 인간을 미혹하는 자…… 적어도 성경과 양서는 그렇게 기록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지옥의 어두운 구덩이로 내던져졌으며,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불의 사슬에 매여있다고도 말합니다. 이 사악한 존재들이 풀려날 때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오로지 신만이 아는 일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인류는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됐습니다. ****


‘데몬 더 폴른’은 화이트울프 출판사의 스토리텔링 게임입니다. 해당 TRPG 규칙으로 여러분들은 초자연적인 존재 ‘데몬’의 역할을 통해 캐릭터들의 희망과 승리, 두려움,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규칙을 활용해 캐릭터를 만든 뒤, 드라마와 모험을 통해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이 이야기는 플레이어의 바람과 스토리텔러의 방향성을 토대로 합의 하에 진행됩니다. 각 플레이어는 인간의 몸에 깃든 타락한 천사의 역할을 ‘롤플레잉’하고, 스토리텔러는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대신, 감독과 내레이터, 사회자와 심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스토리텔러의 상상력 속에서 이야기의 흐름과 갈등을 만들어내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조연과 대적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스토리텔러는 플레이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합니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특정 행동은 주사위와 규칙을 통해 성공 여부를 가리게 됩니다. 규칙과 이야기가 충돌하는 순간에는 고민하지 마세요. 이야기가 더 중요합니다.

<aside> ⚠️ 주의사항

데몬 더 폴른은 현실이 아닙니다. 몬스터는 우리의 상상일 뿐이지, 진짜가 아닙니다. 당신은 데몬, 악마가 아닙니다. 매우 간단한 문제입니다. 만일 당신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수 없다면 이 페이지에서 벗어나세요.

  1. 해당 퀵스타트는 ‘데몬 더 폴른’을 더 쉽게 접하고 플레이하여, ‘미정발룰’이라는 입문 장벽 없이 즐기실 수 있도록 비공식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2. 데몬 더 폴른에 대한 세계관 및 설정에 대한 안내는 퀵스타트에 앞서 배포된 데몬 더 폴른 미정발룰 소개 ****노션 페이지를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해당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읽으셔야 규칙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시기가 쉽습니다.
  3. 데몬 더 폴른 퀵스타트에서는 빠르고 간결한 플레이를 위해 임의로 여러 규칙을 생략하거나 축약, 혹은 변형했습니다. 규칙을 비롯해 ‘데몬 더 폴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꼭 룰북을 직접 구매해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4. 성인용 테마를 다루고 있으므로 스토리텔러·플레이어의 성숙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 해당 노션 페이지는 PC버전에 보다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aside>

Contents

데몬 더 폴른 캐릭터시트 간단 설명


※ 캐릭터시트와 함께 보실 수 있도록 각 설명은 토글로 접혀있습니다. 꼭 ▶를 눌러서 내용을 확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퀵스타트는 캐릭터 메이킹 방법에 대해서는 안내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캐릭터를 짜서 플레이하고 싶으신 경우, 데몬 더 폴른 코어 룰을 구매하여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Demon_시트_수정-복사_1.jpg

기본 주사위 굴림


‘데몬 더 폴른’은 10면체의 주사위를 사용하는 주사위 조합 판정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최소한 10개의 주사위가 필요하며 스토리텔러는 더 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굴림은 ‘주사위 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각 판정에 필요한 속성과 능력 수치를 합산해 그 숫자만큼의 10면체를 굴립니다. 캐릭터에게 적합한 능력이 없다면 속성만으로 또는 속성에 배경 수치를 조합하여서 굴릴 수 있으나, 두 개 이상의 속성과 능력 수치를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스토리텔러는 난이도를 정하고 난이도 이상의 주사위 눈을 성공수로 판단합니다. 기본 난이도는 6이며, 경우에 따라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주사위 눈에 1이 나올 경우 판정에 성공한 주사위를 1대 1로 제거합니다. 성공한 주사위보다 1의 눈을 가진 주사위가 더 많을 경우 대실패(botch)로 간주하며, 판정에 대실패 했을 시 스토리텔러의 재량으로 캐릭터에게 위기가 발생합니다.

※ 옵션룰 : 주사위 조합을 통해 주사위를 굴렸을 때, 해당 주사위 눈에 10이 있을 경우, 1이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 주사위를 제거(상쇄)하는 효과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난이도와 성공수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난이도

성공수

능력치 설명


플레이어들은 캐릭터에게 점수를 배분하여 캐릭터를 표현합니다. 이 점수들은 캐릭터의 타고난 능력, 학습된 적성, 삶의 경험을 나타냅니다. 캐릭터는 실제의 사람처럼 강점과 약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명사수일 수도 있으며, 총알이 도대체 총의 어느 쪽에 나가는 것인지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능력에 0에서 5까지의 점수를 할당합니다. 점수 당 능력치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aside> ⚙ X 능력 없음 • 미숙 • • 보통 • • • 능숙 • • • • 우수 • • • • • 인간의 정점

</aside>

신앙


신앙은 우주의 힘이자 조물주의 숨결이며, 타락한 자들의 힘의 핵심, 즉 기적을 일으킬 수 있게 했던 능력입니다. 창조 시 엘로힘들은 조물주로부터 신앙을 이끌어내 창조의 개념을 확장하고, 현실을 변화시켰습니다. 지금에의 힘이 그 때와 같지는 않지만, 데몬은 여전히 신앙을 통해 창조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에의 신앙은 데몬의 자기 확신, 창조의 본성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데몬이 한 때 휘두른 신성한 힘에 대한 접근성을 모두 결합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데몬은 신앙을 창조해낼 수 없습니다. 신앙은 지식이 아니라 믿음에 관한 것이기에, 타락한 자들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들을 향한 인간의 신앙에서 힘을 끌어냅니다. 이러한 신앙은 인류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기 때문에 1부터 10까지의 척도를 가집니다. 데몬의 신앙이 많으면 많을 수록 창조에 더 큰 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신앙의 사용

캐릭터들은 두 개의 신앙 점수, 즉 불변의 신앙과 신앙 주사위의 조합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신앙 주사위 조합/일시적 신앙을 모두 다 소모하면 어떻게 되나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변의 신앙만큼, 일시적 신앙을 소모한 뒤 신앙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데몬의 힘’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 그 순간부터 다른 인간들과 동일하게 정상적인 노화 과정을 겪으며,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 데몬 더 폴른 서플리먼트 '플레이어 가이드'

신앙의 힘을 이용하는 데몬의 능력은 세 가지 종류로 발현합니다 : 천질의 능력(태초의 힘), 묵시적 형상, 전승입니다.

어떤 힘들은 데몬에게 단지 신앙을 가지고 있기를 요구하며, 이는 신앙의 조합에서 적어도 하나의 주사위를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타락한 자가 천질의 능력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묵시적 형상을 활성화하거나 전승을 사용하는 등의 다른 힘들은 (의지력 굴림과 비슷한) 신앙 굴림이나 신앙 점수의 소모를 요구합니다.

천질의 능력(태초의 힘)

모든 데몬 캐릭터들은 스스로의 본성과 한 때 창조의 대리인이었던 역할을 반영하는 일정한 종류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시적 신앙 점수를 1점만 가지고 있더라도 작용하는 근본적 자질입니다.

전승

엘로힘들은 낙원의 원대한 계획을 취하여 그 무수한 잠재력과 우주와의 관계를 정의함으로써 각 개념의 존재를 확립했습니다. 일단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면, 각 개념은 그들의 본질이나 이름으로 불리어 다뤄질 수가 있었으며, 각 가문들은 이러한 개념적 관계를 방대한 지식으로 쌓아왔습니다. 이 지식이야말로 우주의 구조를 구성하는 기본 구조이자, 물리적 현실의 근본적 요소들이었습니다. 이러한 힘을 명하여 부르는 행위를 ‘소명’이라고 하였으며, 각 가문에서 축적한 소명의 묶음을 ‘전승’이라고 표현합니다.

엘로힘·추방된 자·타락한 자로서 캐릭터들은 출신 가문의 전승을 완전히 익혔지만, 이 지식들 중 많은 부분은 깃든 인간의 한계로 잠재의식 속에 깊이 묻혀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캐릭터 제작 시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신앙 점수와 동일한 3점의 전승 점수를 배분하게 됩니다(물론, 자유/경험치 점수를 통해 추가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출신 가문에 따라 ‘주요한 전승’을 먼저 고릅니다. 이 전승은 현재 캐릭터가 가장 익숙하고 가장 잘 기억하고 있는 소명을 표현합니다. 주 전승을 고른 이후에 가문 내의 전승 및 일반 전승 사이에 점수를 분배하는데, 어떠한 전승도 주 전승보다 점수가 높을 수 없습니다.

전승 점수는 캐릭터가 소명할 수 있는 능력을 결정하고, 각 소명은 관련된 시스템 굴림(속성 + 능력)을 사용해 굴리며, 이에 따라 어떠한 효과가 발생하는 지를 결정합니다. 소명 굴림에 실패할 시 그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으나, 대실패 시에는 일시적 신앙에서 신앙 점수를 1점 상실합니다.

해당 퀵스타터에서는 레디 메이드 캐릭터 시트에 기재된 전승 항목만을 후첨하며, 보다 자세한 전승 내용은 데몬 더 폴른 코어 룰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묵시적 형상

진노의 시대, 추방된 자들은 자신의 물리적 형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강철의 거인, 불길 덩어리에서 인간 그 자체로, 또 끔찍한 형상이나 동물의 모습까지도 취할 수 있었던 것이죠. 현재의 타락한 자들은 육체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나, 신앙의 힘을 이용해 깃들어 있는 인간의 몸을 잠시동안 변화시켜, 초자연적인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묵시적 형상은 데몬의 진정한 본성을 반영하며 캐릭터의 ‘주 전승’에 따릅니다. 또한 캐릭터가 묵시적 형상을 취한다면 이를 목격한 인간들은 ‘계시’의 효과를 받게 됩니다.

묵시적 형상은 특성 증가에서부터 날개와 발톱 등 신체적 변화에 이르는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묵시적 형상은 8가지의 능력을 제공하지만, 번민 점수가 6 이하인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번민의 효과가 아닌 4개의 능력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번민’으로 분류된 네 가지의 능력은, 데몬적인 본성에 자신을 잃었을 때, 즉, 번민 점수가 7에 달하는 시점에서부터 하나씩 얻을 수 있으며, 번민 점수가 줄어들게 되면 이 힘도 하나씩 줄어들게 됩니다. 단, 위기의 순간에서 데몬은 자신의 어두운 본성을 두드려 번민의 힘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 때에 캐릭터는 일시적인 번민 점수를 1점 얻습니다. 모든 묵시적 형상은 한 장면동안 지속되며, 후술된 신앙 굴림을 하기 전에 어떠한  능력을 사용할 것인지 먼저 선언합니다. 추후 다른 능력을 추가해 발휘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굴림을 다시 해야 합니다. 묵시적 형상을 취한 이후, 장면 내에서라면 언제든 끌 수 있습니다.

묵시적 형상을 취하고자 한다면 캐릭터는 난이도 6에서 현재 남아있는 신앙 점수만큼 주사위를 굴리거나, 자동 성공을 위해 일시적 신앙 점수를 1점 사용해야 합니다. 굴림에 성공한다면 즉시 묵시적 형상을 취할 수 있으며, 실패 시 특별한 페널티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실패 시 ‘신앙 점수’ 1점을 상실합니다.

묵시적 형상 역시, 전승과 마찬가지로 레디 메이드 캐릭터 시트에 정해진 ‘주 전승’에 따르는 묵시적 형상의 내용만 별첨하며, 다른 구체적인 내용은 데몬 더 폴른 코어 룰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신앙의 회복

타락한 자들은 조물주에 대한 희망을 잃었으며, 이 때문에 오직 인간에게서 신앙을 갈취해야만 신앙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신앙은 이하의 두 가지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번민


데몬의 캐릭터들은 무저갱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어느 정도로 고통과 증오에 사로잡혔는지를 반영하는 ‘번민 점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락한 자들이 사랑했던 위대한 두 가지, 즉 조물주와 인류는 모두 그들에게 등을 돌렸으며, 무저갱에는 조물주의 배신과 인류를 향한 사랑의 대가로 받은 최초의 상처보다 더 극심한 고통만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번민은 데몬이 안고 있는 고뇌와 고통의 척도이며,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어떻게 다루는 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구적) 번민의 척도

번민의 척도.png

번민의 유형